거푸집의 종류와 측압 이해하기 — 콘크리트가 밀어내는 힘
콘크리트는 굳기 전까지 액체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거푸집 안에 부어 넣으면, 물을 담은 그릇처럼 벽면을 사방으로 밀어냅니다. 이 밀어내는 힘을 측압이라고 합니다.
거푸집이 배가 부르거나 터지는 사고는 대부분 이 측압을 제대로 계산하지 못해서 생깁니다. 콘크리트가 쏟아져 나오면 재시공은 물론이고 안전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측압을 지나치게 크게 잡으면 필요 이상으로 거푸집을 보강하게 되어 비용이 늘어납니다.
이번 글에서는 현장에서 쓰이는
거푸집의 종류와, 측압이 어떤 요인에 따라 달라지는지 정리해 보겠습니다.

■ 거푸집의 역할과 갖춰야 할 조건
거푸집은 단순히 콘크리트를 담는 틀이 아닙니다. 굳지 않은 콘크리트를 원하는 형태로 잡아주고, 굳을 때까지 하중을 버티며, 초기 양생 환경까지 지켜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거푸집에는 몇 가지 조건이 요구됩니다. 콘크리트의 무게와 측압을 견딜 만큼 튼튼해야 하고, 설계된 치수와 형태를 정확히 유지해야 하며, 시멘트풀이 새어 나오지 않도록 이음이 밀실해야 합니다. 여기에 조립과 해체가 쉬워야 하고, 여러 번 재사용할 수 있으면 경제적입니다.
이 조건들을 어떻게 충족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거푸집이 개발되어 왔습니다.
■ 재질에 따른 거푸집의 종류
| 종류 | 특징 | 장점 | 단점 |
|---|---|---|---|
| 합판(목재) 거푸집 | 가장 널리 쓰이는 기본형 | 가공 자유로움, 초기 비용 저렴 | 전용 횟수 적음, 변형 발생 |
| 유로폼 | 합판에 철제 프레임을 두른 규격품 | 조립 빠름, 재사용 우수 | 규격 외 형상 대응 어려움 |
| 알루미늄 폼 | 알루미늄 패널 조립식 | 가볍고 전용 횟수 많음, 마감면 우수 | 초기 투자비 큼 |
| 강재(철제) 거푸집 | 철판으로 제작 | 내구성 최고, 정밀도 높음 | 무겁고 비쌈 |
| 무늬(치장) 거푸집 | 표면에 질감·패턴 부여 | 노출콘크리트 마감 가능 | 시공 난도 높음 |
일반적인 아파트 현장에서는 유로폼과 알루미늄 폼이 주력으로 쓰입니다. 규격이 정해져 있어 조립이 빠르고, 여러 현장에서 반복 사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곡면이나 특수한 형상이 필요한 곳에는 여전히 합판 거푸집이 유리합니다. 톱으로 잘라 원하는 모양을 만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공법에 따른 분류
거푸집은 어떤 방식으로 움직이느냐에 따라서도 나뉩니다.
| 공법 | 원리 | 적용 |
|---|---|---|
| 재래식 | 층마다 조립·해체 반복 | 일반 건축물 |
| 갱폼 | 벽체용 대형 거푸집을 통째로 인양 | 고층 아파트 외벽 |
| 슬립폼 | 거푸집을 서서히 올리며 연속 타설 | 사일로, 굴뚝, 교각 |
| 터널폼 | 벽과 슬래브를 한 번에 | 반복 평면 구조물 |
| 데크플레이트 | 강판이 거푸집 겸 구조재 | 슬래브 |
고층 아파트에서 흔히 보는 거대한 벽체 거푸집이 갱폼입니다. 한 층 타설이 끝나면 크레인으로 통째로 들어 올려 다음 층에 설치합니다. 조립·해체를 매번 반복하지 않아 공사 기간이 크게 단축됩니다.
슬립폼은 조금 다른 방식입니다. 거푸집을 해체하지 않고 아주 천천히 위로 밀어 올리면서 계속 콘크리트를 부어 넣습니다. 이음매 없이 매끈한 구조물을 만들 수 있어 굴뚝이나 사일로처럼 높고 단면이 일정한 구조물에 쓰입니다.

■ 측압이란 무엇인가
측압은 굳지 않은 콘크리트가 거푸집 벽면을 수평으로 밀어내는 압력입니다. 물을 담은 통을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물이 깊을수록 통 아래쪽 벽이 받는 압력이 커지듯, 콘크리트도 아래로 갈수록 측압이 커집니다.
다만 콘크리트는 물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굳는다는 것입니다. 콘크리트가 응결을 시작하면 스스로 형태를 유지하기 시작하고, 더 이상 아래쪽으로 압력을 전달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측압은 무한정 커지지 않습니다. 어느 높이까지는 깊이에 비례해 증가하다가, 아래쪽 콘크리트가 굳기 시작하는 지점에서 최대값을 찍고 그 아래로는 더 늘지 않습니다. 이 최대 측압이 걸리는 지점을 어떻게 예측하느냐가 거푸집 설계의 핵심입니다.
■ 측압을 키우는 요인들
측압은 여러 조건에 따라 달라집니다. 어떤 조건일 때 측압이 커지는지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요인 | 측압이 커지는 조건 | 이유 |
|---|---|---|
| 타설 속도 | 빠를수록 큼 | 굳기 전에 높이 쌓임 |
| 콘크리트 온도 | 낮을수록 큼 | 응결이 늦어져 액체 상태 유지 |
| 슬럼프 | 클수록 큼 | 묽어서 유동압 전달 잘됨 |
| 다짐 | 과도할수록 큼 | 진동이 유동성을 높임 |
| 단위중량 | 무거울수록 큼 | 무게 자체가 압력 |
| 부재 두께 | 두꺼울수록 큼 | 콘크리트 양이 많음 |
| 응결 지연제 | 사용 시 큼 | 굳는 시간이 늦어짐 |
여기서 특히 주의할 조합이 있습니다. 겨울철에 빠르게 타설하는 경우입니다. 기온이 낮아 응결이 늦어진 상태에서 빠르게 부어 올리면, 아래쪽 콘크리트가 굳지 못한 채 위쪽 무게를 그대로 받게 되어 측압이 급격히 커집니다. 거푸집 사고가 겨울에 많은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반대로 여름철에 천천히 타설하면 아래쪽이 먼저 굳어가며 측압이 제한됩니다.
■ 거푸집 사고를 막는 실무 관리
측압 문제를 예방하는 방법은 결국 두 가지입니다. 거푸집을 충분히 튼튼하게 만들거나, 측압이 커지지 않게 타설을 관리하거나.
거푸집 쪽에서는 지지 부재의 간격이 설계대로 되어 있는지, 체결 상태가 견고한지 확인합니다. 타이(폼타이) 하나가 빠져 있으면 그 지점부터 벌어지기 시작합니다.
타설 쪽에서는 속도 조절이 핵심입니다. 한 번에 높이 올리지 말고 층을 나누어 붓되, 아래층이 어느 정도 안정될 시간을 줍니다. 특히 기온이 낮은 날에는 평소보다 속도를 늦춰야 합니다.
타설 중에는 거푸집을 계속 관찰해야 합니다. 배가 부르기 시작하거나 이음매에서 시멘트풀이 새어 나오면 이미 측압이 한계에 가까워졌다는 신호입니다. 즉시 타설을 멈추고 보강한 뒤 재개해야 합니다.

■ 흔히 하는 오해
▪ 거푸집은 튼튼하기만 하면 된다
튼튼함만큼 중요한 것이 정밀도와 밀실함입니다. 치수가 어긋나면 구조물 자체가 틀어지고, 이음이 벌어지면 시멘트풀이 새어 나가 그 부위에 곰보(허니콤)가 생깁니다.
▪ 빨리 부을수록 공사가 빨라진다
타설 속도를 무리하게 높이면 측압이 급증해 거푸집이 터질 위험이 커집니다. 사고가 나면 오히려 공사 기간이 훨씬 길어집니다. 안전한 속도를 지키는 것이 결과적으로 빠릅니다.
▪ 측압은 깊이에 계속 비례한다
물이라면 그렇지만 콘크리트는 다릅니다. 응결이 시작되면 그 아래로는 압력이 더 전달되지 않아 최대값에서 멈춥니다. 다만 응결이 늦어지는 조건에서는 그 최대값 자체가 커집니다.
■ 자주 묻는 질문
▪ 유로폼과 알루미늄 폼 중 무엇이 나은가요
용도에 따라 다릅니다. 알루미늄 폼은 가볍고 전용 횟수가 많으며 마감면이 좋아 반복 평면이 많은 아파트에 유리합니다. 다만 초기 투자비가 크므로, 소규모나 형상이 다양한 현장에서는 유로폼이나 합판이 경제적일 수 있습니다.
▪ 타설 중 거푸집이 배부르면 어떻게 하나요
즉시 타설을 중단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계속 부으면 파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변형된 부위를 지지대나 추가 타이로 보강하고, 안정된 것을 확인한 뒤 속도를 낮춰 재개합니다.
▪ 슬럼프가 큰 콘크리트를 쓰면 거푸집을 더 보강해야 하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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